Kamome Diner
감독 : 오기가미 나오코
러닝타임 : 102분
출연 : 고바야시 사토미, 카타기리 하이리
장르 : 코미디, 드라마
뜬금없는 헬싱키의 일식당
사치에는 뜬금없이 헬싱키에 일식당을 냅니다. 핀란드의 갈매기는 엄청 뚱뚱하고 커서 위협스러운데 또 그걸 보고 자신이 키웠던 고양이가 뚱뚱해서 사랑했다는 것도 참 특이한 생각을 가진 사치에입니다.
뚱뚱해서 사랑했고 그래서 먹을 것을 많이 줘서 살이 쪄서 죽었다니...
말라깽이인 엄마의 죽음보다 더 많이 슬퍼했다는 말도 사치에가 가진 생각이 참 독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 사람이 핀란드 헬싱키에 식당을 열게 된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식당을 내고 한 달 동안이나 손님 하나 없이 파리만 날리고 있는데 컵은 또 리넨으로 얼마나 깔끔하게 닦는지 참 손이 야무져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런 그녀를 핀란드 동네 사람들은 이상하기도 하고 궁금해하기도 합니다. 관심인지 무례함인지 말이죠.
파리만 날리던 식당에 손님이 옵니다. 드립 커피를 내려 손님에게 정갈하게 내놓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 많은 외국인 손님은 자주 오게 될 것 같습니다.
우연히 서점 카페에서 만난 일본인에게 갓챠맨 주제가를 물어보는 사치에의 엉뚱함은 웃음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그 일본인 미도리는 왜 갓챠맨 주제가를 완벽하게 알고 있는 건지요.
둘은 조용한 카페에서 합창을 하고 이 영화가 그냥 드라마가 아니라 코미디라는 장르라는 게 이해가 되는 장면입니다.
지도를 펴놓고 찍어서 그냥 무작정 온 곳이 헬싱키였다고 말하는 미도리와의 인연은 어떻게 이어질까요?
기대가 됩니다.
사치에와 미도리
우연히 갓챠맨이라는 애니메이션 주제가 때문에 연결된 인연은 보답으로 미도리를 사치에와 함께 살게 하는 것에 이르게 됩니다. 미도리를 위해 소박하고 정갈한 식사를 차린 사치에.
그 식탁에 차려진 음식을 보고 미도리는 갑자기 눈물을 보이는데요. 그런 그녀에게 조용히 티슈를 건네며 자신이 식당을 열게 된 이유를 말해줍니다.
다음날 미도리를 관광을 하고 와서는 손님도 없는 사치에의 식당에 월급도 필요 없으니 일을 돕게 해달라고 합니다.
사치에와 손님 없는 식당에서 미도리는 서로 대화를 나누며 손님을 기다립니다.
식당 문을 닫고 둘은 식당 운영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다가 내일 만약 지구가 멸망한다면 뭘 하고 싶냐고 물으니 엄청 맛있는 걸 먹고 싶다고 말하는 미도리를 사치에도 동조합니다. 자신도 그렇다고 말입니다. 잔뜩 맛난 걸 차려놓고 술을 마시면서 보내고 싶다고 말입니다.
'돈 룩업'이라는 영화에서도 지구가 혜성과 부딪히기 전 디카프리오도 가족들과 맛난 걸 먹으며 와인을 마시면서 멸망을 맞았었는데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내일 멸망한다고 하면 음식은 아예 입에도 안 들어갈 거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요.
낯선 남자 손님이 커피를 주문하고 그 손님은 커피를 더 맛있게 내리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합니다.
커피분말에 손가락을 꽂고 '코피 루왁'이라고 마음을 담아 주문을 외우면 맛있는 커피가 내려진다는데 사실인지 저도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손님이 하나 둘 늘어갑니다.
그 남자 손님이 알려준 대로 커피를 내려보는데 사람들이 원두가 바뀌었냐며 커피가 더 맛있다고 합니다.
굴러들어 온 미도리는 여러 가지 현지 재료를 사 와서 주먹밥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하는데 사치에는 마다 하지 않고 시험해 봅니다. 그러나 역시 매실을 넣은 일본 전통적인 주먹밥이 제일 맛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하나씩 또 배워갑니다.
계피를 넣은 빵을 구운 카모메 식당.
드디어 현지 아줌마들도 시나몬롤과 커피를 먹으러 식당에 들어오게 됩니다.
갓 구운 빵 냄새에는 당할자가 없는 것 같습니다. 빵 냄새에 손님들이 하나 둘 늘어납니다.
사치에가 만드는 정갈한 일본 정식도 사람들이 먹으러 오고 이제 정말 식당 같습니다.
어느 날 캐리어를 공항에서 잃어버린 중년의 일본 여성도 카모메 식당으로 찾아듭니다.
가게에 도둑이 든 날 사치에는 도둑을 때려잡고 보니 일전에 커피를 맛있게 내리는 법을 알려준 남자 손님이었고 그는 두고 간 커피 분쇄기를 훔치러 왔던 거였습니다.
그런 상황에 사치에는 배가 고프다며 주먹밥을 만들어서 둘러앉아 나눠 먹습니다.
그 모습에 모두를 나쁜 일은 다 잊고 또 받아들이며 아저씨는 기분 좋게 커피 분쇄기를 들고 돌아갑니다.
그냥 자기 것이었다고 달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왜 그런 선택을 한 건지 모르겠네요.
잔잔한 카모메 식당의 하루는 이어져 갑니다. 그리고 손님들도 부쩍 들어 바쁘게 흘러갑니다.
다른 나라에 정착해서 자신의 중심을 지켜가며 살아가는 모습이 약해 보이지만 강한 인간성을 보여주는 따뜻한 영화 카모메 식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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